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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

이것이 저것을 부수리라! 빅토르 위고의 걸작 ‘파리의 노트르담’

by 뽐므 백과 2023.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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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르 위고의 명작인 ‘파리의 노트르담’은 중세 파리를 배경으로 사랑, 고독, 구원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으며 인간의 본성을 깊이 있게 파헤친 걸작입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소설의 주인공은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입니다.

하지만 많은 독자를 사로잡은 진짜 주인공은 노트르담 성당의 종지기인 카지모도와 집시인 에스메랄다입니다. 이 두 영혼의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

이 소설은 파리 광장에서 열리는 광인절 축제로 시작됩니다. 가장 추하고 못생긴 사람을 교황으로 뽑는 날, 카지모도는 추한 외모 덕에  ‘광인 교황’이 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많은 사람들의 멸시와 조롱을 받습니다.

태어나자마자 버림받은 자신을 거두어 성당에서 살게 해 준 프롤로 주교가 시킨 대로 했을 뿐인데, 거리에서 한 여인을 해하려 했다는 누명을 쓰고 갇히는 신세가 됩니다. 그런 카지모도에게 연민을 느낀 에스메랄다는 카지모도에게 물을 건네고, 에스메랄다의 친절함에 카지모도는 사랑을 느낍니다.

 

카지모도가 누명을 쓰게 된 결정적인 사건은 클로드 프롤로 주교가 에스메랄다에게 반하면서 시작됩니다. 성직자로서의 의무와 여인을 차지하고픈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다가 해서는 안될 행동을 저지른 것입니다.

마침 프랑스 왕실에서는 프랑스 왕세자와 플랑드르 공주의 결혼을 앞두고, 플랑드르의 사신단이 파리를 방문합니다. 왕실은 대법원에서 연극을 준비하는데, 이 연극의 극본을 집필한 작가가 피에르 그랭구아르입니다. 하지만 사신단이 늦고, 광인 교황을 뽑는 행사가 급하게 시작되면서 공연을 망칩니다. 엉망이 된 연극 때문에 그랭구아르는 실의에 빠져 시내를 떠돕니다. 그리고 두 괴한이 여인을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쫓아갑니다. 그때 이곳을 지나던 피버스 대위가 괴한 중 한 명인 카지모도를 붙잡습니다.

 

소란스러운 틈을 타 괴한으로부터 도망을 친 에스메랄다는 자신을 구해 준 피버스 대위를 사랑하게 됩니다. 피버스 대위는 약혼녀가 있음에도 에스메랄다에게 호감을 갖습니다. 피버스 대위가 에스메랄다의 마음을 이용해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는 순간, 프롤로 주교가 나타나 피버스 대위를 찌르고 도망갑니다. 다행히 피버스 대위는 목숨을 구하지만, 에스메랄다는 살인 미수 혐의를 받고 교수형을 선고받습니다. 이 사실을 안 카지모도가 에스메랄다를 구하고 성당에 피신시킵니다. 당시 성당은 신성한 성역으로 비록 죄인이라 할지라도 성당에 있다면 쉽사리 체포할 수 없었습니다.

 

에스메랄다는 카지모도의 보호를 받으며 성당에 숨어 지냅니다. 카지모도는 에스메랄다에게 음욕을 품은 프롤로 주교를 완강하게 막습니다. 프롤로 주교는 나쁜 꾀를 내어 부랑자들을 부추겨 에스메랄다를 구한다는 명목으로 성당에 쳐들어갑니다. 그러고는 에스메랄다를 납치해 도망갑니다. 에스메랄다가 자신을 끝까지 거부하자 화가 난 프롤로는 귀뒬 수녀에게 에스메랄다를 감시하게 하고, 에스메랄다를 신고하러 자리를 떠납니다.

 

귀뒬 수녀는 과거 어린 딸을 부랑자에게 빼앗긴 적이 있어 집시인 에스메랄다에게 편견을 가졌지만, 그녀가 잃어버린 딸임을 알고 기뻐합니다. 모녀가 재회의 기쁨을 만끽하던 것도 잠시, 프롤로의 신고로 체포된 에스메랄다는 교수형을 받고, 이 모습을 프롤로가 웃으며 지켜봅니다. 이 모습에 분노를 느낀 카지모도가 프롤로 부주교를 밀어뜨려 죽게 하고, 자신도 에스메랄다의 시신 옆에서 죽음을 맞습니다.

등장인물

  • 카지모도 : 태어나면서부터 꼽추이며 왜소한 체격에 못생긴 외모를 가졌습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을 치면서 청력도 잃었습니다. 추한 외모를 가진 자신을 거두어 준 프롤로 주교의 양자와 마찬가지입니다.
  • 에스메랄다 : 집시 여인으로, 외모만큼이나 화려한 춤과 노래로 사람들을 즐겁게 합니다.
  • 클로드 프롤로 주교 : 노트르담 대성당의 주교로 카지모도의 양아버지입니다. 에스메랄다를 사랑하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납치합니다.
  • 피버스 대위 : 파리 근위대 대위입니다. 약혼자가 있지만 에스메랄다를 사랑하고, 그녀를 차지하려는 마음을 먹습니다.

명대사

  • 카지모도 : 사랑은 나무와 같아서 스스로 자라고, 우리 존재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폐허가 된 마음 위에서도 계속 자랍니다. (Quasimodo : Love is like a tree: it grows by itself, roots itself deeply in our being and continues to flourish over a heart in ruin.)
  • 에스메랄다 : 나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사랑을 찾아 세상을 떠도는 방황하는 영혼이다. (Esmeralda : I am a lost soul wandering the world in search of a love that can heal my wounds.)
  • 프롤로 주교 : 인간의 마음은 수천 가지 갈등의 극장이다. (Claude Frollo : The human heart is a theater of a thousand conflict)
  • 피버스 대위 :  인생은 너무 짧아서 한 마음 한 뜻에 묶여 있다. (Captain Phoebu : Life is too short to be tied to a single heart.)

감상

빅토르 위고의 ‘파리의 노트르의 주제를 살펴보겠습니다.

  1. 사랑과 외로움 : 이 소설은 순수, 짝사랑, 소유욕, 희생 등 사랑의 다양한 모습을 탐구합니다. 카지모도의 에스메랄다를 향한 대한 사랑은 순수하고 헌신적인데 반해, 프롤로의 사랑은 성직자로서 욕망을 억누르며 느낀 외로움과 내적 갈등에서 비롯됩니다.
  2. 사회적 불의와 편견 : 카지모도가 납치범으로 재판을 받을 때,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대답을 하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누구도 돕는 사람이 없습니다. 또한 에스메랄다가 정당한 이유 없이 체포되고 집시라는 이유로 재판 과정에서 무시와 냉대를 겪습니다. 이처럼 가장 추하고 못난 것은 사람의 타고난 겉모습과 신분만으로 죄를 확대하고, 죄를 확실시하는 편견임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고 있습니다.
  3. 구원과 변화의 힘 : 납치범에서 추방자였던 카지모도가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과 연민의 힘이 가장 상처받은 영혼도 구원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4. 의무와 욕망 사이의 갈등 : 중세는 인간의 욕망을 억누르며 도덕적 규율을 중요하게 생각하던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프롤로 주교가 자신의 육체적 욕망을 채우려고 에스메랄다를 납치하는 모습을 통해 중세의 종말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또한 종교 지도자로서의 역할과 금지된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프롤로의 내적 갈등은 인간이 본성과 사회적 기대 사이에서 갈등하는 존재임을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5. 상징으로서의 대성당 종말 : 중세에는 웅장한 노트르담 대성당과 같은 건축물이 인간의 생각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소설의 한 챕터인 <이것이 저것을 부수리라>에서는 인간의 생각을 상징하던 건축물이 사라진 자리는 이제 인쇄술로 채워질 것임을 말하고 있습니다. 소설에 쓴 것처럼 역사적으로 중세는 르네상스에 자리를 물려줍니다.

'파리의 노트르담’은 시간을 초월하여 독자들에게 사랑, 비극, 구원의 세계로 이끄는 매혹적인 이야기입니다. 빅토르 위고의 걸작은 기억에 남는 캐릭터, 신랄한 명언, 시대를 초월한 주제를 통해 인간이 사랑, 고독, 구원을 추구하면서 겪는 복잡한 본성을 잘 보여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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