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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명작 소설, 빨강머리 앤

by 뽐므 백과 2023.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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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귀여운 소녀, 빨강머리 앤 우리의 친구! 어릴 적 텔레비전에서 이 주제곡을 입에 달고 불렀습니다. 마치 내가 앤이 된 것처럼 설레고 앤처럼 나무를 보고 친구를 사귀었던 것 같습니다. 유년기를 함께한 소중한 동화는 어른이 된 뒤에도 다시 찾아 위로를 주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강머리 앤, 예쁘지는 않지만 사랑스러운 소녀. 그 작은 소녀가 차근차근 성장해 갈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인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명작, 빨강 머리 앤을 다시 읽어 보겠습니다.

등장인물 소개

  • : 소설의 주인공으로 무척 활발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소녀입니다. 빨간 머리카락이 특징으로 재치가 있고 말을 무척 잘 합니다. 난감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특유의 상상력과 공상을 발휘해 헤쳐나가는 지혜로운 소녀입니다. 매슈와 마릴라의 양녀로 살게 되면서 새로운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 성장합니다.
  • 매슈 : 마릴라의 오빠로 앤이 초록 지붕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해준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말이 적지만 앤이 온 이후로 웃고 말하는 날이 많아집니다. 마음씨 착하고 따뜻한 성격으로 앤의 남다른 외모와 공상을 지지하고 존중해 줍니다. 양녀로 들인 앤을 사랑하며 아낍니다.
  • 마릴라 : 매슈의 여동생입니다. 무뚝뚝한 원칙 주의자 같지만 편견없이 앤을 살펴보고 똑 부러지는 판단력으로 앤을 지지하고 지켜줍니다.
  • 다이애나 : 앤의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과수원 집의 외동딸로 착하고 귀여운 외모를 가졌습니다. 앤과 많은 모험을 같이 하며 끈끈한 우정과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나눕니다.
  • 길버트 : 장난기 많고 활발한 남학생으로 앤의 라이벌이자 연인으로 성장합니다. 앤에게 호감을 갖고 다급한 순간에 도움을 줍니다. 많은 오해로 앤과 등을 돌린 사이였지만 성장해 가면서 오해를 풀고 우정을 나눕니다.

줄거리

기쁨의 하얀 길을 지나 초록색 지붕 집으로.

캐나다의 에이번리 마을, 초록색 지붕 집인 그린게이블스에는 매슈와 마릴라 남매가 살았습니다. 예순이 가까운 나이임에도 결혼을 하지 않은 남매는 고아원에서 남자아이를 입양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리고 매슈는 아이를 데리러 역으로 나갑니다. 하지만 전달이 잘못되었는지 역에는 남자아이가 아닌 눈에 띄는 빨강 머리의 무척 왜소한 여자 아이가 매슈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이 혼자 역에 둘 수 없었던 매슈는 앤을 마차에 태우고 집으로 향합니다. 자신을 앤셜리라고 자신을 소개한 열한 살의 소녀는 무척 감수성이 풍부하고 상상력이 넘쳤습니다.

“저는요 나무가 참 좋아요. 고아원에는 하얀 나무 몇 그루가 비실비실 서 있거든요. 마치 고아같이 요. 저는 늘 이렇게 말했어요. ‘아, 가엾어라! 만약 너희들이 다른 나무들과 함께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산새들이 와서 지저귀는 숲에 살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훤칠하게 자랐을 텐데’라고 말이이에요.”

 

매슈는 맑고 붙임성이 있는 앤이 마음에 들었지만 냉담한 성격의 마릴라는  앤을 다시 고아원으로 돌려보내려고 합니다.

하지만 마릴라는 차마 앤을 고아원으로 데려가지 못합니다. 짓궂고 괴팍한 집에서 하녀처럼 일하게 될 처지임을 알게 되자 안타깝고 애틋한 마음에 앤을 자신이 양육하기로 마음먹습니다.

 

앤은 아름다운 초록색 지붕 집에서 지내게 되었다는 말에 하늘을 날듯이 좋아합니다. 엄격한 기독교인이었던 마릴라는 앤에게 기본적인 기도에서 시작해 신앙생활을 하나씩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이 외에도 청소며 생활 예절, 이웃을 대하는 태도 등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앤의 주 특기인 공상을 하지 말라고 하지만 앤에게는 통할 리가 없었습니다.

 

어느 날 같은 마을에서 지내는 레이철 린드 부인이 호기심에 앤을 보러 왔다가 아무 생각없이 비쩍 마르고 얼굴이 못생긴데다 빨강 머리라고 말합니다. 항상 자신의 빨강 머리를 컴플렉스로 여겨왔던 터라 앤은 울분을 터뜨립니다. 그 모습에 레이첼 부인과 마릴라는 크게 당황하고 놀랍니다. 다음날 매슈와 마릴라는 앤에게 레이첼 부인에게 사과를 하라고 타이릅니다. 앤은 용기를 내어 레이첼 부인을 찾아가 자신의 진심을 말하고 용서를 받습니다.

 

얼마 후 그토록 기다리던 학교에 다니게 된 앤은 또래인 다이애나를 만나고 둘은 단짝 친구가 됩니다. 앤과 다이애나는 영원한 우정을 약속하고 에이번리 마을 곳곳을 누비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마음껏 공상을 즐깁니다.

앤이 다니는 학교에는 잘 생기고 공부도 잘하는 길버트라는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여느 남학생처럼 여학생을 괴롭히기도 하는 장난꾸러기였는데 앤에게 빨강 머리라고 놀렸다가 혼이 납니다. 이 일로 앤은 길버트에게 사과를 받지만 앞으로 절대 길버트를 용서하지 않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그리고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려 집에서 공부하게 됩니다.

 

어느 날 앤은 다이애나를 집에 초대했다가 실수로 술을 먹이는 소동이 벌어집니다. 이 일로 놀란 다이애나의 어머니는 앤과 놀지 말라고 하지만 앤과 다이애나의 우정은 더욱 깊어집니다. 그리고 앤은 가장 좋아하는 친구인 다이애나를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학교에 가기로 결심합니다. 학교에 간 앤은 눈엣가시인 길버트를 이기기 열심히 공부를 해서 우등생이 됩니다.

앤은 부모님이 없는 사이에 아픈 다이애나의 동생을 지극정성으로 돌봅니다. 이 일로 다이애나 어머니에게 신임을 되찾고 예전처럼 다이애나와 놀 수 있게 됩니다.

 

아직 모르는 게 많고, 서투른 데다, 덤벙거리기도 하는 앤에게는 많은 사건과 사고가 일어납니다. 새로 부임한 목사의 사모님에게 케이크를 선물하려다 바닐라 대신 진통제를 넣기도 하고, 친구들과 하천에서 배를 띄워 놀다가 배가 다리 기둥에 걸리기도 합니다. 마침 길버트의 도움을 받아 위기를 모면합니다. 남몰래 앤에게 관심이 있었던 길버트는 이 일을 계기로 친하게 지내고 싶었지만 앤은 여전히 쌀쌀맞기만 합니다. 결국 실망한 길버트는 앤에게 등을 돌리고 맙니다.

이 외에도 마을 근처 숲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소문을 듣고 앤은 친구들과 숲으로 모험을 떠나기도 하고, 고아원이 아닌 집에서 맞는 첫 번째 크리스마스는 가족의 소중함을 잘 보여줍니다.

 

한편 상급 학교인 퀸스 학교로 진학하기 위해 우등생들로 구성된 입시반을 꾸려지고 앤과 길버트는 입시반에서 함께 공부하게 됩니다. 교사가 꿈이었던 앤은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마침내 퀸스 학교 입학시험에서 길버트와 함께 공동 수석을 차지합니다.

또래의 다른 여학생들과 달리 앤은 빨리 교원 자격증을 따기 위해 단기 과정 일급 코스를 신청합니다. 하지만 일급 코스는 생각보다 무척 힘든 과정이었고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앤은 퀸스 학교에 같이 진학한 길버트를 보며 다시 경쟁심을 느끼고 마음을 다잡아 열심히 공부합니다. 그리고 교원 자격증을 따는데 그치지 않고 대학에 진학하려는 꿈을 갖습니다.

 

앤이 노력이 기울인 결과, 졸업 시험에서 길버트와 함께 우수한 성적을 거둡니다. 그리고 장학금을 받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까지 얻는 쾌거를 이룹니다.

그런데 예상하지 못했던 사건으로 대학 진학의 꿈은 꺾이고 맙니다. 매슈와 마릴라가 평생 일하며 모은 돈을 맡겼던 은행이 파산을 하는 사건이 일어난 것입니다. 이 일로 큰 충격을 받은 매슈는 몸져눕고 결국은 눈을 감게 맙니다. 매슈를 잃고 홀로 남은 마릴라가 걱정이 된 앤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에이번리로 돌아와 교사 자리를 알아봅니다.

이때 길버트가 에이번리의 교사 자리를 앤에게 양보합니다. 이 일로 둘 사이에 오랫동안 쌓였던 오해가 풀리고 서로 마음을 열고 화해합니다. 앤은 계획했던 대로 대학을 진학하지 못했지만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명대사

  • 앤 셜리( Anne Shirley ):내 이름은 앤 셜리예요. 저는 언제나 희망을 가지고 있어요. (My name is Anne Shirley, and I always have hope.)
  • 매튜 커스버트(Matthew Cuthbert): 앤, 너는 내게 아주 소중하단다. 넌 항상 내 마음속에 있어.(Anne, you're dear to me. You're always in my heart.)
  • 마릴라 커스버트(Marilla Cuthbert ): 앤, 상식을 잊지 마. 급하게 서둘러서 만들어진 것은 결코 잘되지 않아. (Don't forget common sense, Anne. Haste makes waste.)
  • 다이애나 배리(Diana Barry ): 우리는 항상 친구로 남을 거예요, 앤. 우리의 우정은 영원할 거야.(We'll always be friends, Anne. Our friendship will last forever.)
  • 길버트 블라이스(Gilbert Blythe): 앤, 넌 정말 특별해. 난 항상 너를 존경해. (Anne, you are truly special. I've always admired you.)

작가 소개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캐나다 작가로, 소설 속의 앤처럼 어머니의 일찍 여의고 조부모 밑에서 자랐습니다. 가족을 잃고 조부모와 지내던 어린 날의 외로운 경험이 빨강머리 앤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어릴 적부터 작가로의 소질이 보였는데 10살 무렵에 시를  썼고 지역 신문의 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된 뒤 교사 생활을 했지만 얼마 뒤 외조부가 돌아가시자 교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빨강머리 앤은 1908년에 발표된 작품으로 몽고메리를 최고의 작가로 만들어 주었니다. 출간 당시 출판사들의 외면과 의문을 받았지만 지금까지 애니메이션과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찾는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감상

빨강 머리 앤은 부족한 것이 많지만 아프고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씩씩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우뚝 일어서는 멋진 아이입니다. 아이들의 동화가 아니라, 아이에서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앤의 이야기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합니다. 앤의 대사를 통해 이 소설이 독자에게 전하는 주제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성장과 있는 그대로의 자아를 받아들이기

“나는 내 머리카락을 싫어하지 않아요. 그것은 나를 만들어주는 부분이에요.” 앤은 자신의 외모에 대한 불만을 극복하고,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각자 자신이 타고난 모습을 인정하고 건강하게 가꾸어 나갈 때 몸도 마음도 성장하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스스로를 일으키는 용기와 도전의 힘

“나는 실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전에 반드시 시도해 볼 거예요!” 앤은 점차 성장해 가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실패도 경험합니다. 하지만 뒷걸음질 치고 피하기보다 도전하는 용기와 결단력을 보여 줍니다. 스스로를 일으키는 용기와 도전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어리석음보다 훨씬 값진 것임을 알려줍니다.

 

가족과 우정의 소중함

“가족은 우리가 선택한 사람들로 만들어지는 것 같아요.” 앤은 가족의 의미를 혈연적인 관계뿐 아니라 서로를 선택하고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게 만들어지는 것임을 말합니다. 가장 가까이 있어서 그 존재의 귀함을 모르고 살지만, 살아가는 많은 힘을 내게 하는 원동력은 가족과 친구라는 것을 일깨워 줍니다.

 

앤이 터무니없을 만큼 들뜬 희망을 말할 때면 엉뚱하다고 생각하며 웃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그런 희망을 품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걸 알기에 앤이 사랑스럽습니다. 희망을 품는 대신 원망하고 미워하고 도망치는 것이 더 쉬운 일이니까요. 앤의 공상과, 앤의 희망은 현실을 잊으려는 회피가 아닙니다. 앤처럼 나무를 보고, 숨을 쉬고, 서로를 마주 본다면 어려운 오늘도 괜찮을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을 사랑하면 아직 아무것도 실패하지 않은 내일도 기쁘게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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