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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예술

자유와 평등을 노래한 소설 <주홍 글자>

by 뽐므 백과 2024.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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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라는 소설을 읽기 전에 ‘가슴에 주홍 글자를 새기고’, ‘주홍 글자가 따라다니는’ 등의 비유를 뉴스나 드라마에서 자주 접할 수 있었습니다. <주홍 글자>는 자신이 지은 잘못과 죄로 인해 평생을 따라다니는 꼬리표를 상징합니다. 이런 비유를 접하면서 <주홍 글자>의 줄거리가 더욱 궁금했습니다.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 작품인 <주홍 글자>의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살펴보겠습니다.

등장인물

  • 헤스터 프린 : 남편이 아닌 남자의 아이를 낳은 죄로 평생 가슴에 주홍 글자를 달고 살아갑니다.
  • 아서 딤스데일 :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목사로, 평생 가슴에 죄를 숨기고 괴로워하다가 숨을 거둡니다.
  • 로저 칠링워스 : 헤스터 프린의 남편입니다. 헤스터와 딤스데일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 것을 알고 목사에게 복수를 하면서 스스로도 파멸하고 맙니다. 

명대사

헤스터 프린(Hester Prynne) : 사람들이 날 비난한다 해도, 나의 마음속에는 내가 택한 길이 있어.

(Let them brand me as they will, my heart is my own.)

아서 딤스데일(Reverend Arthur Dimmesdale) : 내가 숨긴 죄로 인해 나는 스스로를 가두고 있다.

(I am keeping myself in bondage with the sin I have hidden.)

로저 칠링워스(Roger Chillingworth) : 내 복수는 맹세였고, 이것이 내 인생의 유일한 목적이다.

(My revenge was my vow, and it is the sole purpose of my life.)

줄거리

헤스터 프린은 갓난아기인 펄을 안고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교수대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녀의 가슴에는 알파벳 A가 수놓아져 있었습니다. A는 간음을 뜻하는  Adultery  머리글자를 딴 것이었습니다. 헤스터는 간통으로 사상아를 낳았기 때문에 심판대 앞에 서 있는 벌을 받고 있었던 것입니다. 당시는 쾌락과 사치를 엄격히 규제하고 통제하던 청교도가 지배하던 터라 헤스터의 죄는 많은 사람의 손가락질을 받았습니다. 헤스터가 사람들 앞에서 야유와 손가락질을 받는 모습을 침울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늙은 사내가 있었습니다. 그는 헤스터의 남편인 칠링워스였습니다. 헤스터를 뉴잉글랜드로 먼저 보낸 뒤 뒤따라 바다를 건너다가 원주민의 포로가 되었다 겨우 풀려난 것이었습니다. 똑똑하고 아는 것이 많았던 칠링워스는 의사였습니다. 하지만 헤스터가 아이를 출생한 사실을 알게 된 뒤로 그녀의 앞에 남편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마을의 지사와 관리 그리고 사람들은 헤스터에게 아이 아빠를 밝힐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헤스터는 끝까지 아기의 아빠를 알리지 않습니다. 감옥에 갇힌 헤스터는 의사 칠링워스를 만납니다. 칠링워스는 펄을 진찰하고 약을 건넵니다. 헤스터는 칠링워스가 펄에게 해를 끼치는 약을 건넸을 거라 여기고 거부합니다. 하지만 칠링워스가 준 약을 먹은 펄은 열이 내리고 진정이 됩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이제 결혼 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현실을 깨닫고 부부인 두 사람의 비밀을 지키고 살기로 합니다.

 

감옥에서 풀려난 헤스터는 마을에서 떨어진 오두막집에 살며 바느질로 생계를 이어갑니다. 다행히 바느질 솜씨가 뛰어나서 일거리가 꾸준히 있었습니다. 헤스터는 펄에게 늘 화려하고 예쁜 옷을 만들어줍니다. 헤스터가 만든 옷처럼 펄은 성격이 쾌활하고 밝았습니다. 헤스터는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바느질 일을 하고 번 돈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옷을 지어 자선을 베풀었습니다

사람들은 펄이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할 것을 걱정합니다. 그래서 헤스터에게 펄을 떼어내어 가르치려고 하지만, 헤스터는 완강히 거부를 합니다.   펄은 헤스터가 살아가는 힘이자, 죄를 씻고 다시 살 수 있는 이유였던 것입니다. 헤스터는 존경받는 젊은 목사인 딤스데일에게 사람들이 자신에게서 펄을 빼앗지 못하도록 말해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리고 딤스데일은 헤스터가 딸과 헤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헤스터의 편을 들어줍니다. 사실 펄의 아버지는 딤스데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청교도의 이상을 잘 따르고, 존경받는 목사였던 자신이 죄를 밝히면 더 이상 목사로 살아갈 수 없을 거라는 두려움 때문에 죄를 고백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에 헤스터와 같은 A를 새기고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한편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던 칠링워스는 딤스데일에게 비밀이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딤스데일의 주치의가 되어 친분을 쌓아가며 그의 비밀을 캐기 위해 애를 씁니다칠링워스는 딤스데일이 나쁜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며 모든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합니다. 하지만 딤스데일을 강력하게 거부를 합니다. 이런 모습에 칠링워스는 딤스데일이 헤스터의 정부라는 생각 합니다.

 

7년이 지난 어느 날, 딤스데일은 죄의식과 칠링워스의 집요한 비밀 고백에 고통스러워 스스로 채찍질을 합니다. 견디다 못한 딤스데일은 교수대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헤스터와 펄을 만나게 되는데 이 모습을 칠링워스가 지켜봅니다

헤스터는 선행으로 점점 많은 사람들의 인정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딤스데일을 미워하며 괴롭히는 복수를 하는 동안 몰라보게 외모가 달라진 칠링워스를 만나 복수를 멈추라고 간청합니다. 이에 칠링워스가 거절하자 헤스터는 딤스데일에게 정체를 밝힐 거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숲에 간 딤스데일을 만난 헤스터는 함께 보스턴을 떠나 유럽에서 새로운 삶을 살자고 제안합니다. 헤스터 그리고 펄과 약속을 한 딤스데일은 전에 없이 활기를 띠게 됩니다

 

뉴잉글랜드 새로 지사를 선임하는 축제에서 딤스데일은 설교를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설교가 끝난 뒤 헤스터와 배를 타고 떠나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이 사실을 칠링워스가 알게 됩니다. 예약한 배의 선장을 만난 헤스터는 칠링워스도 함께 배를 타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합니다. 축제 날 설교를 마친 딤스데일은 헤스터와 펄의 손을 잡고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숨을 거두고 맙니다. 복수의 대상이 사라지자 칠링워스도 급격히 기력을 잃고 얼마 지나지 않아 펄에게 자신의 재산을 남기고 눈을 감습니다. 두 모녀는 영국으로 떠나지만 헤스터는 다시 오두막집으로 돌아와 홀로 살아갑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봉사를 하며 살다 생을 마감합니다

세월이 흘러 헤스터가 세상을 떠나자 딤스데일의 묘와 가까운 곳에 나란히 묻힙니다. 두 무덤 앞에는 검은 바탕에 붉은 A 글자를 새긴 묘비가 세워집니다

작가 소개와 감상

1850년에 집필된 <주홍 글자>는 작가 너새니얼 호손의 대표 작품입니다. 16세기 후반, 인간의 모든 쾌락을 죄로 여기고, 개인이 사치하는 것도 엄격히 규제한 청교도의 사상과 생활 태도가 반영된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너새니얼 호손은 1804년 미국 세일럼의 청교도 가문에서 태어납니다. 비교적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대학을 다녔습니다. 긴 무명 시절을 지나 39세에 결혼을 하고 세일럼 세관에서 일하지만 3년 뒤 실직을 합니다. 이때의 경험으로 소설 <주홍글자>를 썼습니다.

출간과 함께 유명한 작가가 된 호손은 <주홍글자>를 출간한 뒤로 미국의 역사와 미국인들의 삶을 작품에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주홍 글자>는 청교도주의가 지배했던 17세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미국이 정착되던 초기에 청교도의 엄격한 종교 윤리는 법과 같았습니다. 초기 청교도들이 가졌던 종교적 신념과 엄격한 자기 절제하는 태도가 미국의 더 큰 나라로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종교적 엄격함을 강조한 점은 시민들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억제하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딤스데일 목사와 칠링워스는 사회적 시선에 얽매여 자신의 본래 모습을 비밀로 하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헤스터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아랑곳 없이 펄을 키우고 선생을 베풀며 살아갑니다. 이런 모습에서 청교도를 따르던 당시의 사회적, 종교적으로 억압에 사로잡혀 살아가는 불행한 사람들과 대조적으로 자유와 평등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헤스터의 삶은 소설을 읽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이처럼 <주홍 글자>는 청교도 정신이 미국의 건국을 이끈 힘이었지만 동시에 종교적 독선으로 많은 일반 사람들을 억압한 역사를 잘 보여준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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