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 가장 유명한 작품이 바로 <베니스의 상인>입니다. 예전부터 이탈리아에서 전해 내려오던 이야기를 토대로 셰익스피어가 새롭게 집필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이 집필된 1596년 즈음에도 고리대금업자가 있었고, 그 일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이 질타를 받았다는 사실이 놀라웠던 작품입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중 악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샤일록과 상인인 안토니오의 사이에 벌어진 흥미진진한 이야기인 <베니스의 상인>을 살펴보겠습니다.
베니스의 상인_줄거리
안토니오는 자신의 상선이 모두 항해 중이라 수중에 돈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친한 친구인 바사니오가 돈 많고 부유한 상속녀인 포셔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안토니오를 찾아옵니다. 친구의 사정을 이해한 안토니오는 바사니오와 함께 자신의 신용을 이용해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기로 합니다. 샤일록은 안토니오의 신용을 담보로 차용증을 쓰는데, 그 내용은 만약 돈을 갚지 못하면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3천 다가트라는 거액을 빌립니다. 샤일록은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안토니오가 미웠는데 이 차용증을 빌미로 그를 없애려는 마음을 품습니다.
한편 바사니오는 벨몬트에 사는 아름다운 상속녀 포셔에게 청혼을 하기 위해 떠납니다. 포셔를 아내로 얻기 위해 몰려든 구혼자들에게는 그녀의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금, 은, 납으로 만들어진 세 개의 상자 중에 포셔의 초상화가 있는 상자를 골라야 했습니다. 모로코의 왕과 아라곤의 군주가 각각 금과 은이 담긴 상자를 선택하는 바람에 청혼에 실패합니다. 바사니오는 납이 담긴 상자를 고르고 청혼에 성공합니다.
바사니오는 청혼에 성공하지만, 안토니오의 상선이 불운을 만났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샤일록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안토니오는 살 1파운드를 베어 내야하는 계약 조건을 이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바사니오와 그의 친구들이 안토니오를 돕기 위해 달려가고, 법률 전문가로 남장을 한 포셔가 법정에 개입합니다. 포셔는 재판에서 법에 따라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 내라고 합니다. 단, 피 한 방울도 흘려서는 안 된다고 판결을 하지요. 포셔의 법률적 통찰력으로 안토니오는 무사히 구출됩니다. 위기에 처한 샤일록을 위해 안토니오는 샤일록에게 기독교로 개종하게 하고 재산을 로렌조와 도망을 간 딸, 제시카에게 남기는 유언장을 쓰게 합니다. 이 희곡은 바사니오와 포셔, 로렌조와 제시카의 결혼으로 마무리됩니다.
베니스의 상인_등장인물
- 안토니오 : 상인으로, 친구 바사니오를 위해 고리대금업자인 유대인 샤일록에게 돈을 빌립니다.
- 바사니오 : 안토니오의 친구이자 포셔의 남편입니다.
- 포셔 : 벨몬트의 부유한 집안의 딸로, 바사니오와 결혼합니다.
- 샤일록 : 유대인 고리대금업자로, 안토니오에게 돈을 빌려주며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요구합니다.
- 제시카 : 샤일록의 딸입니다.
- 로렌조 : 제시카의 연인이자 그라쉬아노, 바사니오와 친구 사이입니다.
- 그라쉬아노 : 바사니오의 친구입니다.
- 니리서 : 포셔의 몸종으로 그라쉬아노의 부인입니다.
베니스의 상인_명대사
- 안토니오(Antonio): 사랑할 마음이 있는 사람은 섬길 마음도 있다.(He that has a heart to love has a heart to serve.)
- 바시니오(Bassanio): 자비의 질서는 강요되지 않으며, 하늘에서 부드러운 비가 땅 위에 떨어지는 것처럼 떨어진다.(The quality of mercy is not strained, It droppeth as the gentle rain from heaven Upon the place beneath.)
- 포셔(Portia) : 변하는 것을 만났을 때 변하거나 제거하려는 사람과 함께 구부리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Love is not love which alters when it alteration finds, or bends with the remover to remove.)
- 샤일록 (Shylock) : 유대인도 눈이 있지 않은가?(Hath not a Jew eyes?)
- 로렌조(Lorenzo): 친절한 유대인이여, 당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I am sorry for thee, gentle Jew; I'll use my best endeavors to save thy life.)
베니스의 상인_감상
이 희곡은 법이 지배하던 당시 베니스의 상황을 잘 보여 줍니다. 상업과 무역이 활발했던 16세기 베니스에서 돈을 빌리고 갚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던 사적계약은 무척 중요했고, 법은 이를 지키기 위해 엄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포셔의 지혜로운 판결이 아니었다면 안토니오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계약이 성행했다는 점은 안타까움을 줍니다. 당시 베니스의 상인을 위한 법이 오히려 상인들을 옥죄는 사슬이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합니다. 우정과 사랑의 가치, 법의 맹점을 되돌아보게 하는 스토리 짜임, 악인인 샤일록의 처벌과 주인공들이 행복을 맞는 권선징악의 주제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요인으로 손꼽힙니다.
2023.10.26 - [문화와 예술] - 열등감이 빚은 비극, 오셀로
2023.09.24 - [문화와 예술] - 잔혹한 왕좌 게임 ‘맥베스’
2023.08.13 - [문화와 예술] - 꿈과 환상을 무대에 펼쳐 놓은 한여름 밤의 꿈
2023.07.29 - [문화와 예술] - 셰익스피어 최고의 비극, 리어왕
2023.07.24 - [문화와 예술] - 셰익스피어의 희극 말괄량이 길들이기
2023.07.19 - [문화와 예술] - 셰익스피어가 펴낸 세기의 스토리텔링, 로미오와 줄리엣
2023.07.17 - [문화와 예술] - 덴마크 왕자 ‘햄릿’의 비극
'문화와 예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류의 영원한 물음을 담은 소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0) | 2024.02.22 |
---|---|
자유와 평등을 노래한 소설 <주홍 글자> (0) | 2024.02.21 |
알프스의 아름다움을 닮은 소설, 하이디 (0) | 2023.10.28 |
열등감이 빚은 비극, 오셀로 (0) | 2023.10.26 |
무인도 모험 소설의 시작, 로빈슨 크루소 (0) | 2023.10.23 |